1400년대의 유럽에선 육류의 부패를 막아주기 위해 후추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했다. 때문에 유럽 사람들은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인도까지 가서 후추를 구해 왔지만 이는 너무 멀고 험한 항해였다.
지구가 둥글다고 믿었던 콜럼버스는 배를 타고 서쪽으로 계속 가다 보면 인도에 닿을 수 있어 후추를 값싸게 구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후추를 구하기 위해 서쪽으로 항해하다가 우연히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나 신대륙에서는 후추 대신 감자, 고구마, 호박, 옥수수, 토마토 같은 새로운 작물이 유럽에 전해지게 되었는데 콜럼버스와 함께 간 칸자라는 사람이 "멕시코 원주민들이 'Agi'란 향신료를 먹고 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유럽에 보내왔다. 이 'Agi'가 바로 후추보다는 맵고 색깔이 붉은 고추였는데 이것이 '붉은 후추(red pepper)'라는 뜻의 이름으로 유럽에 전해졌다.
그러나 당시 육식을 주로 하는 유럽 사람들에게는 아열대 작물인 고추는 별 도움을 주지 못했고 15세기 중순 유럽에서 동방무역을 집권하고 있던 포르투갈 상인들에 의해 일본에 전해졌고 임진왜란(1592년) 전후에 이것이 다시 조선으로 건너오게 되었다.
이 때문에 당시 조선에 건너온 고추는 '남만초' 또는 '외개자'라 불리게 되었고, 또 다른 이름으로 귀한 식품이란 의미의 '번초''약초'로도 불려졌으며, '고추'라는 이름은 후추와 비슷하면서 맵다 하여 '매운 후추'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라 한다. ‘이것을 소주에 타먹으면 죽었다'란 기록(지봉유설, 이수광 16C)으로 보아 그 당시의 고추는 개량되지 않은 멕시코 특유의 매운맛을 가진 종이었다고 추측된다.
1613년 이수광 '지봉유설'
고추에는 독이 있다,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기에 “외겨자”라 한다.
1723년 이익 '성호사설'
번초(고추)는 매우 매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이 일본에서 온 것이란 지식 외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외초'라 한다.
1765년 본초강목습위
고추가 요즘 재배되어 시장에 많이 모여든다. 이 고추는 고추장을 비롯한 넓은 용도로 쓰인다.